대한민국 인터넷 커뮤니티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된 'T24 소셜 페스티벌', 일명 '혼자서 24인용 텐트
치기 사건'에 대해 정리해 드립니다.

이 사건은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라는 명언을 남기며, 온라인상의 사소한 논쟁이 어떻게 거대한
오프라인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사례입니다.


[인터넷 전설] "되는데요?" 한마디가 불러온 기적, 24인용 텐트 혼자 치기 사건

1. 사건의 시작: SLR클럽의 사소한 논쟁 (2012년 8월)

 

사건은 커뮤니티 'SLR클럽'의 자유게시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군대 경험을 이야기하던 중 한 유저가 "군대 24인용
텐트를 과연 혼자 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24인용 텐트는 매뉴얼 상으로는 8명이 1시간 만에 설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참고로 24인용 텐트 세트는 천막외피
100kg에 지주 106kg을 더해 모두 
206kg이라는 괴악한 무게를 자랑한다.
병사 1개 분대(8~12명)가 붙어야 겨우 설치할 수 있는 거대 텐트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발단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2010년 8월 14일 다음 축구카페 아이러브사커에 여러분 군대에서 어떤 작업까지
하셨나요? 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된 것이 시작이었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글 내용에 흔한 댓글들이
달리다가 갑자기 한 회원이 혼자 24인용 텐트 치기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을 본 다른 회원들은 '개씹소리임ㅋㅋ', '거짓말 하시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냥 이대로 인터넷상에서 뻘소리
했다가 다굴맞는 흔한 사건으로 흘러가나 싶었는데 2012년 8월 30일 평화로운 스르륵(SLR클럽의 애칭) 자게에
'김라봉'이란 유저가 흔한 군필자 허세란 제목으로 이 댓글 캡처 이미지를 올렸다. 댓글창에서는 "허세", "절대 불가",
"개소리", "개뿔"등의 부정적인 반응과 빈정거림이 넘쳐흘렀다.

 

흔한 알싸 허세 글 비웃기로 끝날 것 같았던 이 상황은 'Lv7.벌레'라는 닉네임을 가진 SLR클럽 유저가 "되는데요."란
댓글과 '24인용 텐트 혼자 칠 수 있음'이란 제목으로 '육군 8년하고 전역했는데 저 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림으로써 우여곡절 끝에 이벤트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 글에 대한 반응은 대개 부정적이었지만 Lv7.벌레는 24인용 혼자 친다면 상동 얘기하는데 같은 글에서 기술적인
방법을 이야기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자 뻥 안치고 24인용 구해오시면 쳐 드립니다 ㄷㄷㄷ라는 글에서
50만 원 내기를 제안했다. 댓글창에서 닉네임 '떠돌이 최군'이 진지하게 내기에 응대하는 반응을 보였고 Lv7.벌레도
텐트만 구해 오면 정말 해 보겠다고 맞대응하였다.

 

8월 30일 14시 53분 닉네임 '낭만사진사'가 24인용 구하는 중. 자게 사건 터질 듯 ㄷㄷㄷ, 24인용 텐트 구한다는
자게이인데요ㄷㄷㄷㄷ, 현직 텐트 수배 끝났습니다.ㄷㄷㄷㄷ라는 게시물 총 3개를 올리면서 만방으로 텐트를
수소문하고 다녔다.

 

8월 30일 15시 11분 24인용 텐트 치기 내기 조건입니다.를 통해 Lv7.벌레는 '24인용 텐트가 평평한 땅에 준비물과 같이
준비되어 있을 경우 시작', '시간은 2시간 모든 지주대가 제대로 서 있고 모양이 적절해야 함'이라는 조건에서 성공하면
50만 원을 받고 실패하면 텐트값을 물어준다는 내기조건을 제시했다.

2. 판이 커지다: 50만 원의 내기와 스폰서의 등장

사람들은 "허풍이다", "절대 못 한다"며 비아냥거렸고, 급기야 한 유저가 "성공하면 50만 원을 주겠다"며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이에 이광낙 씨는 내기를 수락했고, 일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인터넷 전반으로 퍼졌고, 단순한 내기를 넘어 하나의 축제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 스폰서의 행렬: 호텔 숙박권, 카메라, 의류, 라면 등 기업들의 협찬이 쏟아졌습니다.
  • 연예인 공약 참여: 개그맨 남희석 호텔 스위트룸 숙박권 공약, 가수 렉시 현장 공연 
  • 국방부의 반응: 당시 국방부 공식 트위터조차 "24인용 텐트 혼자 치기는 힘들다"며 관심을 표했습니다.

3. 운명의 날: T24 소셜 페스티벌 (2012년 9월 8일)

서울 신양중학교 운동장에서 드디어 약속된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장에는 수천 명의 관객이 모였고, 온라인 생중계
시청자는 무려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가수 렉시 현장 공연

  • 도전 조건: 제한 시간 2시간 내에 혼자서 24인용 텐트 완전 설치.
  • 비장의 전략: 이광낙 씨는 텐트의 중앙 폴대를 세우기 전, 지붕 기둥들을 미리 결합하고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선보였습니다.

4. 성공의 순간: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땀을 뻘뻘 흘리며 사투를 벌이던 이광낙 씨는 도전 시작 1시간 25분 만에 거대한 24인용 텐트의 용마루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텐트가 똑바로 서는 순간, 현장과 온라인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그는 성공 직후 인터뷰에서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일단 해보라"는 명언을 남기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내기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도전하여 증명해낸 서사'가
완성된 순간이었습니다.


5. 사건의 의의와 그 후

이 사건은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 놀이 문화의 진화: 온라인상의 사소한 논쟁이 오프라인에서 건강한 축제(소셜 페스티벌)로 승화된 첫 번째 사례로 꼽힙니다.
  • 집단 지성의 힘: 커뮤니티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행사 진행, 경호, 촬영, 협찬을 도맡아 수행했습니다.
  • 영웅의 탄생: 평범한 예비군이었던 이광낙 씨는 '벌레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터넷 영웅이 되었고, 이후 여러
                        매체에 출연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24인용 텐트 사건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전략과 의지만 있다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유쾌한
                   승리였습니다. 지금도 '도전'이 필요한 순간마다 회자되는 전설적인 에피소드입니다.

 

https://youtu.be/lqN_8Z3ygrU?si=vazS3FA0Vp7zBVRq

 

'국내 이슈 > 커뮤니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양라면 햄맛 실종 사건에 대한 전말  (0) 2026.03.25

[사건의 재구성] 삼양라면 '햄맛' 실종 사건, 그리고 눈물의 귀환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에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특유의 **'진한 훈제 햄 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맛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며 수많은 '삼양 매니아'들이 집단 멘붕에 빠졌던 사건이 바로 햄맛 파동입니다.

 

1. 사건의 발단

2000년대 중반, 대한민국에는 '웰빙(Well-being)'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식품업계는 나트륨을 줄이고 인공적인 맛을 빼는 데 집중했죠.

이 흐름에 맞춰 삼양식품은 2006년, 삼양라면의 맛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합니다. 핵심은 "느끼한 햄 맛을 빼고, 깔끔하고
담백한 육수 맛을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삼양은 이것이 현대적인 입맛에 맞는 진화라고 확신했습니다.

삼양라면에서는 삼양라면에서 맛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합니다.

 

우연찮게 시기적으로 2006년 9월에 어느 디시인사이드 유저가 삼양라면에서 햄맛을 빼달라고 요청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삼양라면 맛에 대한 글이 있어서 생각났는데... - 면식 갤러리

 

삼양라면 맛에 대한 글이 있어서 생각났는데... - 면식 갤러리

나는 그다지 라면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 몇 년전이었나.......삼양라면을 오랜만에 먹었는데, 햄맛이었나 소세지 맛이었나 여하튼 그런 맛이 났어. 그래서, 내가 삼양라면 홈페이지에 글을

gall.dcinside.com

 

2. 전개: "이건 삼양라면이 아니다" 팬들의 반란

하지만 삼양라면의 대대적인 리뉴얼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햄 맛이 빠진 삼양라면은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 맛의 변질: "그냥 맹맹한 국물 맛이다", "삼양라면만의 매력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 고객센터의 마비: 삼양식품 홈페이지와 고객 게시판에는 "제발 햄 맛을 돌려달라"는 팬들의 항의 글이
                               수천 건씩 올라왔습니다.
  •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설: 루리웹, 디시인사이드 등 대형 커뮤니티에서는 '햄맛 빠진 삼양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법'이
                                          공유될 정도로 구형 삼양라면에 대한 향수가 깊어갔습니다.

"부대찌개 맛이 나던 그 햄 향이 없으면 그건 그냥 밀가루 국일 뿐입니다." - 당시 어느 커뮤니티의 분노 섞인 댓글

 

 

내용인즉, 몇 년 전 삼양라면을 먹었는데 햄맛이 강해서 이상하다며 삼양식품 홈페이지에 건의를 올렸고 몇 년이 지나서
다시 먹어보니 햄맛이 나지 않아서 먹기 좋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햄맛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글쓴이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다가 어느새 해당 게시글은 성지가 되었다.

 

이 글이 유명해지자 디씨뉴스에서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삼양식품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회사 측에서는 맛이 일부 변한 것을
시인했지만 분말스프에는 여전히 햄맛을 내는 재료가 들어간다고 해명했는데, 시기상 우연의 일치로 바뀐 것이라고 한다.
삼양식품의 입장도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므로 특정 개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특정 맛을 뺀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즉, 해당 건의 글의 작성자 때문에 햄맛이 약해진 건 확실히 아니라고 했다.

3. 절정: 10년의 암흑기와 '햄맛'의 전설

삼양식품은 한동안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미세하게 맛을 조정하긴 했지만, 오리지널의 그 강렬한 햄 향은
돌아오지 않았죠. 이 기간 동안 많은 매니아들이 타사 라면으로 갈아타거나, "예전 맛이 안 난다"며 삼양라면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삼양라면은 2010년 시장 점유율 15.1%에서 2016년 10.6%까지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햄 맛이 돌아온
2016년 이후로 점진적인 회복을 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햄 맛이 사라진 시기, 삼양라면은 '햄 맛이 사라진 라면'이라는 일종의 **부정적인 밈(Meme)**으로 더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4. 결말: 소비자 승리! "햄맛의 화려한 부활" (2016년)

결국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의 끈질긴 요구에 항복(?)했습니다. 사건 발생 약 10년 만인 2016년 3월 18일 , '햄 맛을 강화한
오리지널 삼양라면'을 다시 출시
한 것입니다.

  • 패키지의 변화: 봉지에 "진해진 햄맛!"이라는 문구를 대대적으로 삽입했습니다.
  • 감격의 재회: 매니아들은 "드디어 우리가 알던 그 맛이 돌아왔다"며 환호했습니다. 실제로 햄 후레이크의 비중을
                        높이고 특유의 훈연 향을 다시 입히면서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 게시글로 돌아와 '햄복절'이라면서 디시인사이드의 글에 아직도 성지순례를 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이 있다면 바로 라면은 좋아하지만 햄을 싫어하는 식성을 가진 사람들, 즉 햄맛이
빠졌을 때 환호했던 사람들로 이 사람들은 삼양라면에 다시 돌아온 햄 모양 후레이크를 싫어한 나머지 아예 건더기
스프를 빼고 조리하는 사람도 있고, 때로는 건더기 스프에서 젓가락으로 일일이 햄 모양 후레이크를 제거하기도 한다.
햄 모양 후레이크가 없어진 것을 계기로 삼양라면에 호감을 가졌는데 왜 다시 넣었냐는 불평도 하였다. 따지고 보면
주황색 포장지 계보의 오리지널 삼양라면은 닭국물맛이고 햄맛도 없었다가 바뀌어온 것인데 주소비층의 입맛도
바뀌었기 때문. 원래 맛을 추종한 클래식도 2000년대에 나왔지만 결국 단종된 걸 보면, 이제 햄맛이 두 번 다시 빠질 일은
없을 듯하다.

 

 사실 당연히 말이 안 되는 것이 삼양식품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한 사람의 건의에 휘둘려서 바로 상품의 핵심 품질을
변경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전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최소한 이런 의혹이 생기려면 못해도 작성자의 글에서 본인이 수천억,
조 단위의 재산을 가진 엄청난 부자라는것을 알리는 암시라도 있어야 그나마 이런 논란이 일어날만 하다. 만약 삼양 측에서
인터넷의 여론을 모니터링하고, 햄 맛을 빼달라는 게시글을 봤다고해도 뒤따른 엄청난 비난 폭풍 역시 확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삼양라면 햄맛 파동은 인터넷 유머에 불과하다.

 

글의 작성자는 시기상 운 나쁘게 얻어 걸리면서 희대의 빌런이 된 셈.

 

직접 글을 보면 알겠지만 예전 삼양라면의 맛을 기억하는 수많은 네티즌들로부터 수년째 욕을 먹고 있다. 댓글을 보면
2006년 10월 25일 댓글을 마지막으로 묻히는 듯했으나 2009년 11월에 다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2010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발굴되면서 성지순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에 햄맛은 다시 돌아왔지만, 여전히 해당 글은 계속해서 욕을 먹고 있다.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이 있으면 다른 음식으로
옮기면 될 것을 굳이 항의했다는 점에서 밉상을 샀기 때문이다. 글쓴이한테 공감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하지만 분노한
디시인들에 의해 눈치 없는 새끼 취급받는다.

 

'국내 이슈 > 커뮤니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용 24인용 텐트 혼자 치기 사건  (0) 2026.03.25

+ Recent posts